한참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이었던 적이 있다. 광풍 같다고나 할까. 미니멀 책이 넘쳐났다. 살면서 지나 보니 이런 사람들의 관심을 돌고 돈다. 지금은 하는 사람들만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 또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동참할지는 모른다. 그 광풍 때 나도 동참했다. 물론 사람들 저마다 이유는 다 있을 것이다. 나 또한 이유가 있다.
내가 미니멀 라이프를 하게된 것은 내 아이 때문이었다. 우리 집 아이는 외동이다. 어느 때 갑자기 외동인 아이를 두고 나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것에 신경을 쓰던 때가 있었다. 우리가 가고 나면 저 아이가 혼자 있을 텐데... 이러면서. 그러던 와중 미니멀을 접하게 되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한다면 미니멀라이프를 접한 것이 아니라 어른이 돌아가시고 남겨진 이들이 그들의 물건을 정리하는 것을 보고 하게 되었다는 것이 맞다.
내가 본 책은 집을 버리지 못하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그 사연사연들을 적어둔 이야기 책이었다. 결국 사람들을 이해 시키고 정리까지 해주는 에피소드를 담은 책이었다. 거기서 죽은 고인의 물건을 정리하는 부분이 있었는 데 그것을 보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죽게 되면 이 내 물건 또한 다 짐일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보고 정리하기 시작했다. 나 또한 정리정돈은 잘 못하는 사람이다.
사실 난 집을 가득 두고 사는 사람은 아니다. 항상 정리하고 집에 무엇인가 물건이 들어오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사실 집자체는 깨끗하다. 사람들이 놀란다. 집이 휑하다고. 우리집에만 오면 다들 집으로 돌아가 자기 집을 열심히 정리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건 함정이다. 물건이 적을 뿐이지 서랍장이나 옷장 안 같이 안 보이는 곳은 지저분했다. 그 또한 과하다 생각되어 정리하기 시작했다.
한참 정리를 했다가 다시 느슨해 지는 시기가 오기도 한다. 사람이니까. 아이를 키우니까. 하지만 그 상태서 정신을 차리고 다시 시작하면 된다. 아이는 우리 집에 짐이 너무 없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그래서 뭐 필요한 것이 있냐고 물으면 그건 또 없다고 한다. 그래 없다는 것도 모르고 필요한데 없는 게 아니라면 없어도 괜찮다 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