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딱히 공부는 하지 않지만 스트레스는 많이 받아하신다. 내가 학창 시절일 때도 생각해보면 공부는 안 하지만 스트레스는 엄청 받아했던 것 같다. 스트레스받지 않고 그냥 하면 될 텐데 그땐 그걸 몰랐다. 당연히 모르는 게 아이이기도 하고 말이다. 어쨌든 아이 스트레스를 풀어주고자 템플스테이를 추천했다.
원래는 여름방학 때 월정사에서 하는 템플스테이를 보내려고 했으나 갑작스레 취소가 되어 못갔다. 그래서 아쉬워하던 중이었다. 아이가 좀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동화사 템플스테이를 찾아보니 자리가 있어 바로 2박이 가능한 날짜로 예약을 했다. 당연 목, 금 학교는 동행 신청을 했다. 올해는 여행을 안 가서 하루도 쓴 적이 없어서 가능했다. 물론 우리는 가지 않는다. 우리가 없이 오롯이 혼자서 무얼 하든 쉬라고 보낸 템플스테이 이기 때문이다.
신청은 위 링크를 통해서 할 수 있다. 요금은 1박에 성인은 6만원 중고등학생은 4만 원 초등학생과 미취학 학생은 3만 원이다. 또한 예약은 1~3박만 예약이 가능하다. 프로그램과 체험형과 휴식형이 있다. 체험형은 날짜가 정해져 있어서 그 일정에 신청을 해야 하고 휴식형은 상시로 자리만 있으면 예약이 가능하다.
드디어 예약한 날이 왔다. 원래는 내가 데려다 주기로 했지만 남편이 휴가를 내고 데려다 줬다. 템플스테이를 신청하면 안내 문자가 오고 차량을 등록하게 되어 있다. 차량을 등록하면 봉화 문 매표소를 내비게이션에 찍고 가야 한다. 그 출입문을 통해 가야만 템플스테이까지 차를 타고 갈 수 있다. 산길이라 경사가 많이 지고 마주오는 차가 온다면 완전 헬인 길이었다. 만약 내가 갔다면 끔찍했다. 물론 그 시간엔 내려오는 차가 없어 만날 수가 없다고 하시긴 했다. 우리도 차를 만나는 일이 없기도 했다.
딸아이가 배정 받은 방이다. 방 앞에 묵는 사람들의 이름이 쓰여 있었다. 다들 하루만 묵었다. 울 딸은 이틀이라 이름 옆에 날짜가 정해져 있었다. 방은 남녀 따로 였으나 가족일 경우는 한 방에 머물 수 있었다. 방마다 화장실이 있어 편하게 사용이 가능했고 방도 아주 깨끗했다. 아이가 혼자 있으니 관리하시는 보살님께 중학생 혼자라고 부탁의 말씀을 드리고 왔다. 헤어지는 데 눈물이 찔끔 나려고 했다. 아이는 너무 신나서 잘 가라고 했다. 나 혼자 난리다.
아이는 어릴 적부터 조부모님들과 절에 자주 다녔다. 그래서 그런지 혼자도 새벽예불도 가고 혼자 대웅전도 매일 가고 바빴다고 한다. 위 사진은 아이가 혼자 새벽에 잠을 깨고 일어나 밤에 찍은 사진이라고 했다. 5살부터 침대 생활만 한 아이라 그런지 첫날은 바닥이 딱딱해서 잠을 못잤다고 한다. 그래서 새벽에 방에서 나와 하늘을 보니 별이 너무 많더란다. 잠을 1시간 반만 자서 머리가 아팠지만 정신은 너무 맑았다고 한다. 정신이 맑은 것도 알고 다 컸다, 내 새끼.
울 딸과 나는 잔치국수를 좋아한다. 우리 딸이 엄마한테 자랑한다고 보낸 점심공양 사진이다. 너무 맛있었단다. 그래서 반 그릇은 더 먹었다고 한다. 혼자도 너무 알차게 보내고 있는 것 같았다. 약사여래불에도 갔다 오고 대웅전도 가고 사물도 보고. 좋냐고 물으니 너무 좋단다. 그리고 그런다 최근 들어 이렇게 스트레스받지 않은 적이 처음이라고. 괜스레 안쓰럽고 잘 보냈다 다행이다 싶기도 했다. 집에서 가까우니 언제든 보내줄 테니 맘껏 즐기고 오라고 말해줬다.
2박 3일이 지나고 12시에 방에서 나오게 된다. 데리러 갈려고 하는 데 하루만 더 있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더 있고 싶냐니 너무 좋아서 더 있고 싶단다. 그래서 결국 관리하시는 보살님께 여쭤보기로 했다. 하루 더 묵을 수 있다고 하셔서 결제하고 하루 더 묵었다. 결국은 3박 4일을 묵은 것이다. 아이가 넘 맘에 들어하고 푹 쉰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가끔 일상에서 벗어나 쉬고 싶을 때 가까운 절에서 템플스테이 추천한다. 템플스테이 검색해서 들어가면 동화사뿐만 아니라 템플스테이 하는 절이 표시되고 들어가서 신청할 수 있다. 한번쯤 쉬러 가보길 권한다.
아.... 우리 집 아이는 어땠냐면 너무너무 행복해하고 갔다 왔지만 집에 와서 영어학원의 숙제에 무게에 눌려 결국은 울고불고 눈물 콧물을 빼시고 학원을 그만두니 공부를 안 하니 몇 번을 우시고 1시까지 숙제를 하고 주무셨다. 12만 원을 들인 마음의 평화는 하룻밤 꿈같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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