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단녀...
요즘 많이들 쓰는 말이다.
결혼을 하고 엄마가 되면서 우리는 경단녀가 되어 간다.
나 또한 경단녀이다.
다만 난 자발적인 경단녀라고나 할까.
우리 부부는 처음부터 생각이 같았다.
아이는 꼭 우리가 키우자고.
그 부분이 포기가 안됐고 우린 그 길을 선택했다.
( 지금 생각해보면 둘이 의견이 맞아 다행이었다.)
아이를 집에서 키우는 일은 말 그대로 너무나 행복했다.
정말 이렇게 이쁜 아이를 출근한 남편은 못 보고 나 혼자 봐서 미안할 정도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아이는 어릴 때 평생 효도를 다 한다는 얘기가 절로 실감 났다.
너무 이뻐서.
그렇게 이쁘게 키우고 있던 와중 어느 날 이런 일이 있었다.
아직도 어제같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애기가 5살 때였으니 지금부터 10년 전이다.
얼굴만 아는 동창을 유치원 학모로 만나 친해져 같이 차를 마셨던 그 어느 날이었다.
그날도 같이 즐겁게 차를 마시고 있는 데 친구가 그랬다.
" 땡땡 아, 넌 아이를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네 삶이 없이 이렇게 있으니 회사 가고 싶지 않아?"
그때 난 아무 생각 없이 무심코 대답했다.
아니. 지금 그냥 이게 난데?
그 말을 하던 그 순간도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까지도 난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다음에 친구를 만났을 때 친구가 얘기했다.
내가 한 그 말에 놀랐다고.
난 또 말갛게 "왜?"라고 물었다.
본인은 항상 자기가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 데 내가 이게 그냥 나라고 한 게 놀라웠다고 했다.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봤다.
왜 놀랐을까.
사실 난 그랬다.
난 내가 무엇을 포기했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아이를 보는 게 즐겁고 행복했다.
내가 아이를 키우고 있는 것은 아이를 위해 내 삶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한 나의 삶이었던 것이다.
난 어느 것도 포기한 것이 없었고 그저 내가 선택한 길만이 있었을 뿐이다.
내가 육아를 선택했다면 그것을 즐겁게 하면 되는 것이고 내가 워킹맘을 선택했다면 그것에 최선을 하면 되는 것이다.
어느 것도 정답은 없으며 후회하지 않을 선택은 없다.
다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일만이 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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