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참 성질이 좋지 못한 사람이었다.
아주 욱하고 화도 잘 내고 짜증을 잘 부리고 우울독엔 자주 빠져 남자 친구를 힘들게 하는...
지금 생각해보면 난 참 최악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남편이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아이를 낳은 난 참 양심이 없었던 듯하다.
어쨌든.
아이를 낳고 나니 진짜 나도 없던 모성애라는 것이 생기며 진짜 아이를 지극정성 돌보기 시작했다.
그러고 아이를 키우는 데 우리 부부는 전력을 다했다.
모든 부모가 그러하듯 모든 포커스는 아이였다.
우린 아이를 위해 존재했고 아이만을 위해 움직였다.
다행히 아이는 굉장히 순했고 잠도 잘잤다.
들어는 봤는가 아이가 밤 9시에 자서 아침 9시에 일어났다.
낮잠은 10시부터 12시까지 자고 또 3시부터 5시까지 잤다.
6개월 즈음부터는 애기가 하루에 한 번도 울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도 사람인지라 아이가 커 갈수록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 일이 생겼다.
( 아주 복에 겨웠었다 생각한다. ㅠㅠ)
근데 그럴 때 진짜 나를 힘들게 하는 건
" 내가 짜증을 내고 화를 내서 아이가 잘못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이었다.
아예 짜증과 화를 내지 말고 그런 걱정을 하지 말면 될 것을...
나 역시 어리석은 중생이라....
짜증과 화가 나면 참는다고 참지만 결국은 낼 때가 있다.
다들 알죠? 그 흔해빠진 핑계긴 하지만 엄마도 사람인지라...ㅠㅠ
여하튼
참다가 잠깐 화를 내거나 짜증을 부리고 1분도 지나지 않아
나를 엄습하는 그 불안감.
" 이 습자지 같은 아이가 나 때문에 잘못되면 어쩌지? "
아이 때문에 짜증과 화가 나다가 그게 지나고 나면 이 걱정으로 다시 우울해졌다.
이게 뭔.... 참내....
지금이야 이렇게 말할 수 있지만 그땐 진짜 심각했고
그 사이클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아이가 잘못되면 어떡하지라는 그 걱정이 내 머릿속에 떠나질 않았다.
근데 지나고 생각해보면 혹시나 그렇더라도 빨리 제자리로 돌아가
다시 엄마가 되어 최선을 다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 걱정에 사로잡혀 우울해서 아이를 쳐다보고 덜 웃어준 게 더 문제였는 데.....
아니 지나고 생각이 아니라 그때도 난 알고 있었다.
다만 내 맘에 진정으로 다가오지 않았을 뿐.
저 어린아이에게 화를 내고 짜증을 부려 아이가 잘못될 까 불안한가요?
걱정할 시간에 얼른 제자리로 돌아와 다시 엄마로 최선을 다 하세요.
아이는 행복한 시간을 더 많이 기억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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